치아파절로 임플란트. 내 입에 나사 있어요.

치아파절로 임플란트. 내 입에 나사 있어요. 

임플란트 과정

집안에서 처음으로 내 입에 나사 박았습니다. 일흔 넘으신 어머니는 오로지 다 자신의 치아만으로 아직 오징어도 질겅질겅 씹어드시는데 딸래미는 금니 세개도 모잘라 이제 임플란트까지 해 넣었습니다. 

 

하긴 집에 무거운 것도 어머니가 들고 나릅니다. 딸래미는 디스크로 허리에 주사맞고 복대차고 돌아댕깁니다.

 

앉았다가 일어나믄서 엉덩이와 허리가 쑥 빠져서 엄마의 봄날인지 뭔지허리나 무릎 꼬부라진 시골할머니 치료해주는 그 프로그램에 나오는 시골에서 열심히 농사지은 할머니같은 포즈로 엉거주춤하믄서 걸어다닙니다. 

 

작년에 금니 두개 해 넣으면서 이제 이치료는 다 끝났다 했는데, 11월말 생일에 어머니가 해주신 반찬 먹다가 이가 깨졌습니다. 사실 그 전부터 좀 느낌이 쎄했는데 갑자기 시금치 먹다가 쫘악 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병원갔더니 어찌해볼 방법은 없다며 이건 빼고 임플란트 해야 한다 하더라구요. 그래도 혹시 몰라 다른 병원 갔는데 거기서도 치아수직파절은 거의 살릴 수 없다 하더이다. 그래서 그냥 뽑았습니다. 빠진 위치는 어금니 앞앞, 작은 어금니라 하더라구요. 이 병원은 몇년전에 자주 다니다가 병원이전으로 좀 멀리했던 곳이지만 의사쌤이 동갑이라고 그리고 한때 같은 건물에 있었다고 친한 척 해주시는 분이라….실례를 무릅쓰고 그 뺀 이빨 주심 안되나요? 했더니 원래는 안되는데………..하심서 챙겨주셨습니다. 근데 왜 안되지요? 내 이빨 내가 가져가겠다는데? 

 

뼈이식을 해야 해서 우선 발치 후 한달 후에 다시 오라해서 1월에 갔다가 한달 더 있어봐야겠다 해서 2월에 갔다가 3월초에 예약을 했는데, 그때쯤 우리집 강아지가 사경을 헤매고 뭐 이래저래 해서 예약을 미뤄놨다가 4월중순에 갔습니다. 

 

 

이 발치 후 약 4개월정도가 지나고나서야 임플란트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나름 독방으로 안내해 주더군요. 그 전에는 줄줄이 누워서 칸막이로 막혀진 곳이었는데 임플란트 하려니 독방으로 들어가서 누웠습니다. 워낙 치과를 무서워하진 않아서 쿨하게 입장. 쿨하게 누웠는데 옆으로 기구들이 진열되더군요. 사진찍고 흠…저런 애들이 내 입을 헤집고 저 나사가 내 잇몸을 뚫고 들어가겠군 ..그냥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입안에 가글 같은 것을 1분간 물고 입안소독하고, 입주변도 다 소독했습니다. 의사쌤 오셔서 마취주사 3번정도 찌른 듯 합니다. 그리고 다시 조금 기다렸다가 얼굴에 초록천을 씌웠습니다. 보통은 입만 뚫려있고 얼굴만 가리는데 이번에는 상반신을 다 덮는 천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입 떠억 벌리고 작업 시작되었습니다. 뭘 자르고 넣고 그러는 건 사실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공구리친다고 하나요? 콘크리트벽에 못을 박으려면 먼저 드릴로 구멍을 뚫을 때 나는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뭔가 끼우더니 입을 다물어 보라고 합니다. 이빨보다 더 나온 뭔가가 느껴집니다. 다시 입 벌리라고 하더니 이젠 나사 조으는 느낌이 듭니다. 드라이버로 나사 쪽쪽 돌리는 느낌. 

그리고 조금 있으니 이제 살을 기우나 봅니다. 실이 왔다갔다 하면서 막바지 작업이신가 봅니다. 

나사가 잘 박혔는지 사진 한방 더 찍고 주의사항 듣고, 그리고 의사쌤하고 또 좀 얘기하고 나왔습니다. 상악동 거상술, 뼈이식, 그리고 임플란트식립하고 이런 말이 내 인생에 나오다니 참 신기하네요. 뼈가 얇아서 뼈이식을 좀 많이 했다며 수술 다음날 코피가 나는 사람도 있고, 붓기가 좀 빠지면서 멍이 드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주의사항 듣고  눈물 머금고 일시불로 카드결제 쫙…하고…나왔습니다. 

 

수술시간은 30분정도 걸린듯 합니다. 9시 30분 예약이었고 우선 CT찍고 임플란트 수술하는데 동의서 쓰고 마취하고 수술하고 다시 사진찍고 그리고 의사쌤하고 이런저런 얘기하고 나왔더니 10시 30분 좀 넘었더라구요.  1주일 후에 실 풀러 가고, 3달후에 치아본뜨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서 치아를 넣으면 끝난다고 합니다. 3번만 더 오면 되요~라 하십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4일째. 붓기도 거의 없고 통증도 거의 없고 코피도 안났고 멍도 안 들었습니다.  혹시 임플란트 체질인가요? ^^  

 

집안에 임플란트 한 사람이 없으니 어머니가 걱정이 많으셨나 봅니다. 쫓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물어보시고, 어디 잘못되는줄 알았다면서 이제서야 걱정스런 말씀을 하시네요.  임플란트 혹시 걱정하신다면 잇몸 너무 못쓰게 되기 전에 꼭 치료받아 보세요. 

별로 크게 걱정하고 겁낼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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