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털 팔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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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유품

어제도 그랬듯 15년을 함께 한 녀석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그리고 함께 한 흔적을 하나하나 정리하면서도 차마 버릴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네요. 

 

 3개월 가량 기른 털을 깎고 열흘 정도 후에 갑자기 가버린 아이…. 그 털을 아직 버리지 않았다!! 라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찾아보니 까만 봉다리에 꽁꽁 묶에서 내 놓은 게 있더라구요.  화장하고 난 후 아이의 털을 조금이라도 놔둘껄 하는 후회를 했었는데 마침 버리지 않았던 털을 발견하게 되었네요. 

 

아이의 유골가루를 싸 왔던 한지에 털을 돌돌 말아 유골함과 같이 두었다가 아무래도 이 털을 좀 더 오래 보관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찾아보다가 찾은 곳이 바로 멍냥공방 이었습니다.

강아지 유골함

아이의 유골은 언젠가는 엄마와 내가 가는 그날 함께 할거라 스톤으로 만들지 않기로 했었습니다.  태어나서 한번도 네모난 상자안에 몇시간씩 있어본 적 없는 아이…그래서 병원의 입원실이라는 곳에 아이를 넣어놓고도 미안했습니다. 온 집안이 다 지 집이고, 내 침대 지 침대, 지 쿠션은 말할 것도 없이 카페트가 깔려 있으면 다 지 세상이었던 아이를  돌 속에 가둬두긴 싫었습니다. 

하지만 공원이나 그런 곳에 뿌려두면 비오면 비오는 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너무 마음이 쓰일 것 같아 우선은 유골함에 넣어 두고 털로 뭔가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멍냥공방이라는 곳은 강아지털로 귀걸이, 팔찌, 반지, 목걸이 등을 만드는 곳이더라구요. 유기동물의 털로 만들어서 판매하기도 하고 저처럼 반려동물의 털을 보내 주문제작을 하기도 합니다.  아직 건강한 아이의 털로 만드는 사람들도 꽤 있더라구요. 

저는 엄마랑 둘이 하나씩 하기 위해 강아지털로 만든 보석같은 구슬 하나를 넣은 은팔찌 두개와,  성운팔찌라고 하는 염주처럼 생겨 보석같은 구슬이 쪼르륵 연결되어 있는 팔찌 하나해서 3개 주문해서 받았습니다.  

 

보내고 1주일정도 후에 완성되었다는 연락과 함께 제품 사진을 받았습니다.  사진을 보면서 왜 또 눈물이 나던지…ㅠㅠ  

강아지 은팔찌

은팔찌는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서 지금 옆에 있는 강아지나 고양이 등의 털로 만들어서 착용해도 될 것 같더라구요. 조금 약해 보이긴 하는데 은팔찌 안에는 탄력성 있는 고무같은게 들어있어서 손목사이즈와는 상관없이 누구라도 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성운팔찌도 털이 꽈악 들어차 있지는 않아서 밝은데서 보면 털이 보입니다. 

 

그리고 미용한 털이다 보니 꽤 양이 되는데 이 팔찌를 만드는데 사실 그렇게 많은 양의 강아지털이 필요한 게 아니더라구요. 그렇다고 남은 것을 버리는 것은 못할 짓이라서 계속 예쁜 가방안에 넣어두었는데 아무래도 오래 보관하기는 힘들겠다 싶어 예쁜 유리병을 구입해서 거기에 넣어야겠다 싶더라구요.  하지만 좀처럼 마음에 드는 유리병 구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안에 뭐를 넣을 수 없게 진짜 완전 수정구 같은 거나 아니면 다 안에 뭐가 차 있어서 뺄 수도 없게 만들어져 있더라구요.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투명지구의 였는데, 찌루가 전세계 구경을 해 볼 수 있게 지구의 모양을 한 유리구가 있어 봤더니 통채로 만들어진 거라 안에 뭘 넣을 수가 없더라구요.  몇날며칠 찾아 헤맨 끝에 발견한 것이 에즈워즈 라는 곳이었습니다. 투명 유리구가 사이즈별로 있고 여기에 받침대까지 있더라구요. 가격도 너무 저렴하고 주문 후 바로 받았는데 유리구에 상처도 없이 깨끗했습니다. 사이즈는 가장 큰 15cm 로 주문했는데 여기에 강아지털과 몇년간 사람의 주민등록증처럼 항상 달고 다니던 인식표 함께 넣어 주었습니다. 혹시 몰라 제습제도 안쪽으로 해서 넣었구요. 

 

 

처음에는 마개를 어떻게 끼우는지 몰라 애를 먹었는데 유리구 입구 안쪽으로 끼워넣어야 하더라구요. 냉동실에 넣어 약간 얼린 후에 넣으니 잘 들어갔습니다. 

강아지유골함과 강아지털 보관 되어 있는 투명 유리구는 햇볕도 잘 들고 환기도 잘 되는 곳에 두었습니다. 베란다 가려면 꼭 지나치는 곳에…그래서 항상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스쳐 만질수도 있습니다. 

 

강아지털로 만든 팔찌는 출근할 때마다 두개를 같이 손목에 차고 나갑니다.  항상 같이 다니던 산책길을 지나면서 뱅글뱅글 만져보면서 같이 걷고 있어요 ^^

저처럼 강아지털로 팔찌 등의 악세사리를 만들고 싶다면 여기 를 클릭해 보세요

그리고 강아지털을 보관하고 싶다거나 스노우볼 만들어 보고 싶으신 분은 여기를 클릭해 보세요

반려동물 유품

강아지별로 떠난 아이와 강아지털로 만든 은팔찌와 성운팔찌

강아지별로 떠난 아이와 강아지털로 만든 은팔찌와 성운팔찌

반려동물 사망신고

15년과 2개월정도를 더 살고………2주를 쫄쫄 굶다가 결국 3월5일 강아지별로 소풍을 갔습니다.  워낙에 입이 짧아서 잘 먹다가도 어느 순간 입을 떼면 1주 정도는 거의 아무것도 안 먹던 아이라서 그러려니 하면서 이것저것 조금씩이라도 어떻게 목을 넘기게 노견용 캔과 얇은 소고기, 북어국 등을 조금씩 조금씩 먹였습니다. 

 

강아지별로 떠난 아이의 병원진찰관련 얘기는 다음에 좀 더 마음이 가라앉으면 해볼까 합니다…  병원서 거의 가망이 없다고,  안락사를 생각해 보라고 하는데 아직도 똘망똘망한 눈동자를 보면서 그건 진짜 못하겠다 싶었습니다…그리고 아이가 평생을 살면서 어디 갇혀 있어본 적이 없던 아이라 집에 데리고 왔습니다. 

 

그렇게 집에와서 한시간만에 떠났습니다. 밤새 침대에 뉘여 같이 잤습니다. 항상 그랬듯…..

 

어머니의 60대와 70대를 함께 보낸 아이…. 어머니의 엉엉 우는 소리도 10여년 만에 다시 들었네요…아버지 가실 때 그렇게 우셨고 이번에는 이 아이를 보내면서…

 

화장시키고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언젠가 그 한줌가루도 보내줘야 할 때가 온다면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백토로 만들어 한지로 감싼 유골함을 구입해 잘 넣어놨습니다. 

 아이가 떠나고 화장하고 하면서 정신이 없었는데 며칠 지나다보니 털이라도 좀 남겨둘껄 하며 후회하던 중 아이가 떠나기 1주전 집에서 미용을 했었는데 그때 깎였던 털을 마침 버리지 않았더라구요.  까만 봉다리에 싸서 버리려고 놔 두었던 것을 찾아냈습니다. 화장터에서 아이 유골함 싸 가지고 왔던 한지에 그 털을 잘 싸서 유골함 옆에 놔두었습니다. 

 

그러다가 인터넷으로 이 털을 잘 보관하는 방법 검색하다보니 강아지털로 악세사리 등을 만드는 곳이 있더라구요.  

 

강아지한줌가루로 남은 유골로 스톤을 만드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우리식구 모두 그렇게 아이를 가둬두곤 싶지 않다했었습니다. 그래서 뼛가루는 나중에 수목장 해주기로 했고, 강아지털은 악세사리로 만들어도 괜찮겠다 싶어 찾아 본 곳이 <멍냥공방> 이었습니다. 

 

사실 악세사리도 알레르기 때문에 잘 못하기 때문에 이 털을 조금이라도 잘 보관하기 위해서 찾은 방법입니다. 

 

어머니꺼와 제꺼 하나씩 은팔찌를 만들고, 좀 더 많은 털을 보관하기 위해 성운팔찌라는 것도 하나 더 주문했습니다. 택배로 털을 보내고 1주일만에 사진이 왔네요. 예쁘게 잘 만들어졌는데 왜 사진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쎄하고 눈물이 나는지….

 

남은 털은 우선 보관해 달라 부탁했습니다. 혹시 또 다른 뭔가를 만들게 될지도 몰라서….

 

그리고 집에 남은 털은 스노우볼 만드는 용품을 사서 잘 넣어 보관할까 합니다. 

 

아직 우리 강아지별로 떠난 아이, 강아지털로 만든 은팔찌와 성운팔찌 받지는 못했네요. 오늘 내일 도착할 것 같은데….

강아지털 팔찌

혹시 우리처럼 떠나고 아이가 떠나고 난 후 로제타스톤, 메모리얼스톤은 하고 싶지 않은데 뭔가 남겨서 몸에 지니고 싶다 생각하시는 분은 이렇게 강아지털로 만드는 유품 악세사리도 좋을 듯 하네요. 

 

그리고 이 멍냥공방이 이렇게 상품을 주문하면 거기서 얼마씩 유기동물 등의 보호소에 후원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꼭 강아지별로 간 아이가 아니라도 예쁘게 잘 크고 있는, 옆에 있는 아이의 털로도 만들수 있어 추천하고 싶어서 글 올립니다. 

 

순식간에 옆의 아이를 잃고 나니 삶이 허무하네요. 

 

하루 24시간 같이 붙어 있던 아이….마중도 안나오고 배웅도 안하던 아이지만 항상 침대 위에서 뒹굴거리던 아이, 밥 먹을 때 옆에 와서 또는 앞에 와서 털푸덕 드러눕던 아이… 하루 한시간 어머니와 함께 셋이 산책하던 시간이 이제 다시는 오지 않게 되었다는게 믿기지도 않고 믿을수도 없고 믿기도 싫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