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텃밭 상추

화분에 상추심기 시작

화분에 상추심기 시작

 

코로나가 가장 큰 문제이긴 하지만 기나긴 장마와 너무나도 뜨거운 햇살 그리고 다시 또 태풍 그리고 또 태풍 또 태풍 이런 2020년 여름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쿠팡프레시에 이것저것 주문하면서 상추나 쌈채소 주문하려고 했습니다. 

베란다텃밭

허걱…..진짜 상추가 아니라 금추였습니다. 400g에 19800원 뭐 이렇습니다. 오늘은 다시 확인해 보니 400g에 15,970원,  450g에 18900원 이렇네요. 

 

상추를 워낙 좋아하는 엄마에게 한동안 상추금지령 내렸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니께서 냉장고로 가시더니 뭔가를 주섬주섬 꺼내들더라구요. 뭔가 했더니 한 7,8년 된 상추씨라 합니다. 줄곧 냉장고에 넣어놓고 여태까지 두어번 키워서 먹었다 하시더라구요. 그럼 나도 먹었다는 얘긴데 왜 기억이 잘 안날까요? 

 

하여튼 봉지를 보니 2012년에 포장했다고 적혀 있는 것으로 봐서는 진짜 오래된 상추 씨앗 입니다.  다육이를 키우는 어머니 때문에 집에 흙과 화분은 넘치게 있으니 주섬주섬 씨앗을 들고 나가 심은 것이 8월30일, 그리고 9월3일 이만큼 컸습니다. 태풍 올라온다고 아파트 베란다 안에 들여놨더니 웃자라서 키가 껑충해져서 베란다 위로 올려놨습니다. 아, 우리집은 1층이고 옛날 아파트라 바로 베란다 밑 1m가 화단입니다. 

 

그래서 베란다에 화분을 많이 올려 놓는데요, 여기에 상추 심은 화분 두개 나란히 놔두었습니다. 상추 씨앗을 보면 약간 핑크색을 띠고 있는데요, 이것은 코팅해 놓은 것이라 합니다. 시골에서는 이런 씨앗을 많이 쓰는데 왜 그런가 했더니 파종 해놓으면 새들이 다 씨앗을 먹어버리는데 이렇게 코팅 해 놓으면 새들이 안 먹는다고 합니다. 

 

지금 또 하이선 이라고 하는 태풍이 올라온다고 하는데 보도듣도 못한만큼의 큰 태풍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태풍이 또 지나고 나면 채소값은 또 엄청나게 오르겠죠. 9월은 상추 파종하기 좋은 시기라고 합니다. 

 

너무 비싸서 못 사먹고 아껴 먹어야 할 수 있는데 집에 노는 화분 있거나 하면 또는 패트병이나 스트로폼 박스에도 많이들 상추 심기 하던데 한번 도전해 보세요. 

 

흙은 배수가 잘되는 상토를 준비하면 됩니다. 여유가 되면 분변토, 지렁이흙 뭐 이런 것도 좋겠지만 느낌이 별로라서…우리집은 따로 채소용 흙이 아니라 다육이나 야생화 심는 흙이었습니다. 

 

집에서 뭐 그리 튼튼하고 크게 먹을 필요는 없잖아요.  엄마 말씀으로는 야들야들 보들보들 하다고 합니다. 물론 더 키워서 먹으면 시중에서 파는 거랑 거의 같은 크기와 질감도 되는데 엄마는 빨리 수확했다 하시더라구요. 하긴 부추도 심었는데 크기 전에 먹으니 메생이 같았습니다. 

 

하여튼 있는 화분에,  있는 흙에,  있는 상추 씨앗 뿌렸습니다. 다른 거 찾아보니 콕콕 심는다고 하는데요 엄마한테 물어보니 살살 뿌려주고 그 위에 흙을 또 살살 뿌려주었다고 합니다. 모든 씨앗을 심을 때는 그 씨앗의 약 1.5배 정도 높이로 흙을 덮어줘야 잘 나온다고 하니 메모해 두세요. 

 

이렇게 뿌려서 덮어놓고 스프레이로 물을 살살…흙이 마르지 않게 해 주면 됩니다. 4일만에 이만큼 커버렸습니다. 얼마나 많이 크는지 계속 업뎃 해 나가겠습니다. 한번 같이 키워보세요~

 

베란다텃밭

아파트 베란다에서 부추 재배 그리고 엄마의 다육이들

아파트 베란다에서 부추 재배 그리고 엄마의 다육이들 

베란다 텃밭

여태 계속 다육이들만 키우시더니 작년부터는 아파트 화단에다 다투라, 엔젤트럼펫, 수국 등을 심어 키우셨습니다. 그리고 가을부터 올 봄에 걸쳐 계속 다음카페에서 수도없이 많은 꽃씨들을 천원, 이천원 송금하면서 모으시더군요.  그 천원, 이천원 보내려고 일흔 넘으신 노모는 내가 퇴근해 오기만을 기다렸다가 얼른 돈 좀 보내주라고…다른 사람이 먼저 돈 보내면 자기가 못 받는다고 걱정을 하셨습니다.

다 큰 딸래미 잔다고 못 보내고, 집에 없어서 못 보내고…귀찮아할까봐 차마 말 못해서 못 보내고 계속 그러셨나봅니다.  그래서 카카오페이 사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몇번 시행착오를 거치긴 했지만 이제 딸래미 눈치 안보고 바로바로 사고 싶은 거 사고 계십니다. 카카오페이 잔액은 항상 두둑하게 챙겨놓고 계시기도 하구요. 

 

하여튼 그렇게 해서 많은 씨앗을 4월에 화분에 다 뿌리셨습니다. 오래된 아파트이긴 하지만 화단에 채소를 심는 건 보기 흉하다고 못하게 하지만 우리 어머니만 예외입니다. 왜냐구요? 채소가 아니라 화초를 심어서랍니다. 온갖 꽃들을 피울 씨앗을 화단에 직접 뿌리기에는 흙도 그렇고 해서 화분에다가 다 뿌리고 모종내려 또 다른 화분에 옮겨 곳곳에 놓아두시려 합니다.  경비아저씨 심심하면 따 드시라고 방울토마토 다섯갠가 심었다고는 하시네요. 

 

 

어떻게 손에 들어왔는진 모르지만 부추씨앗과 상추씨앗이 있어 그것들도 화분에 같이 심었습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이 친구들이 쑥쑥 잘도 크네요. 오늘 그렇게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운 부추 커팅식이 있었습니다. 아직 아기아기한 느낌인데 어머니가 오늘 비도 올뚱말뚱하니 그러니 오징어 넣고 부추전 해 먹자 하시더라구요. 

 

이렇게 계절마다 화분 들고 나르고, 비오는 날 비닐 씌워줘야하고, 해도 보여줘야 하고 바람도 쐬게 해야하는 이 일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겠지만 꽤 힘이 많이 듭니다. 이것을 칠순노모는 해마다 꼬박꼬박 하고 계십니다. 시간 남으면 다음카페 여기저기 꽃사진도 구경하고 키우는 법 검색하고, 다육이들 야생화들 이름 외우고…

 

엄마한테 손바닥만한 마당이라도 있는 단독주택 못 사드리는 불효녀는 죄송한 마음 가득 담아 아파트 베란다에서 자란 부추로 한 오징어부추전을 맛있게 먹었습니다.